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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3.03.09 23:36

겨울파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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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다를 떠나 너의 손을 잡는다
사람의 손에서 이렇게
따뜻함을 느껴본 것이 그 얼마 만인가

거친 폭포를 뛰어넘어
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통이 없었다면
나는 단지 한 마리의 물고기에 불과했을 것이다
누구나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

그 동안 바다는 너의 기다림 때문에 항상 깊었다
이제 나는 너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 산란을 하고
죽음이 기다리는 강으로 간다

울지마라
인생을 눈물로 가득 채우지 마라
사랑하기 때문에 죽음은 아름답다

오늘 내가 꾼 꿈은 네가 꾼 꿈의 그림자일 뿐
너를 사랑하고 죽으로 가는 한낮
숨은 별 들이 고개를 내밀고 총총히 우리를 내려다 본다

이제 곧 마를 강바닥에 나의 은빛 시체가 떠오르리라
배고픈 별빛들이 오랜만에 나를 포식하고
웃음을 터트리며 밤을 밝히리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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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호승님의 <연어>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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